저는 23년 넘게 게임 개발과 테크니컬 아트 분야에서 일해 왔습니다. Adobe(Allegorithmic)에서 리드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Substance Designer 초기 개발에 참여하며 경력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고, Substance Designer 프로시저럴 텍스처 워크플로우를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이후 중국 게임 시장으로 무대를 옮겨 다수의 중국 메이저 게임개발사에서 테크니컬 아트 디렉터로 모바일 및 PC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NetEase Games에서는 여러 사업부의 테크니컬 아트를 총괄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ByteDance에서 테크니컬 아트 수석 매니저로 오픈월드 기반 RPG인 Dragonheir: Silent Gods의 그래픽스 설계와 테크아트 부서 운영을 맡았으며, 현재는 GPU Driven Rendering, GPU Graph, 다양한 DCC 보조도구들을 개발하며 메이즈리인이라는 1인 법인을 설립하고 외부 게임 개발사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긴 시간 동안 제 일의 중심에는 언제나 "왜"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 이 화면이 이렇게 보이는지, 왜 이 프레임에서 성능이 떨어지는지를 아트와 엔지니어링 양쪽에서 끝까지 파고드는 것이 테크니컬 아티스트로서 제 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PBR과 스타일라이즈드 렌더링, 셰이더 개발, 멀티플랫폼 렌더링 파이프라인 설계까지 비주얼의 기획부터 최종 구현을 직접 다룰 수 있게 된 것도, Unreal Engine과 Unity 양쪽에서 성능 병목을 찾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도 결국 감이 아닌 근거로 원인을 추적하려는 이 습관 덕분이었습니다. 원인을 파고드는 이 태도는 기술에만 머물지 않고 사람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큰 자산이 됐습니다. 한국,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개발자들과 수많은 프로젝트를 함께해 왔습니다. 조직의 규모도, 일하는 방식도, 언어와 문화도 모두 달랐지만 그 안에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배웠습니다. 사람의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개인의 성향만큼이나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평소 협조적이던 동료도 마감 압박이나 불명확한 의사결정 구조 앞에서는 방어적으로 변하고, 소극적으로 보이던 팀원도 신뢰받는 환경에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같은 말과 행동이라도 문화적 배경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또한 현장에서 몸으로 겪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저는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을 탓하기보다 그 행동 이면에 있는 상황과 구조, 문화적 맥락을 먼저 읽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 리더십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요구사항을 조율하고, 팀 내 협업 문제가 생기면 일정 구조나 의사결정 방식, 문화적 차이 같은 근본 원인을 찾아 개선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개발자들로 구성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기술 문제의 원인을 추적하는 것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결국 같은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 이것이 제가 오랜 협업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깨달음입니다.

저는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렌더링 기술과 제작 파이프라인이 크게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배우고 팀에 전파하는 역할을 맡아 왔고, 오랜 기간 개인 기술 블로그(techartnomad.tistory.com)를 운영하며 배운 것을 기록하고 공유해 왔습니다. 2024년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AI를 적극 활용하여 실무에 적용했습니다. 그와 더불어 최근에는 오픈 모델의 파인튜닝과 온프레미스 AI 환경 구축을 직접 수행하며 게임 엔진 코드 분석과 제작 자동화에 AI를 접목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모바일 하드웨어에서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분야도 꾸준히 탐구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그래픽스 전문성 위에 최신 AI 기술을 더해 가는 것, 그것이 지금의 제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래프톤은 어떠한 회사보다 진취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글로벌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기반이라면 제가 쌓아 온 경험이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시각화 제품 지원 부서’에서 요구하는 아트와 기술 사이의 가교 역할, 그리고 프로젝트의 비주얼 품질과 성능을 함께 책임지는 일은 제가 해외 대형 게임사에서 해 온 일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입사 후에는 비주얼 품질과 성능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기술 기반을 만들고, 팀이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협업 환경을 만들고, 후배 개발자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겠습니다.